풀무원, 빚내서 빚 갚는 신세…이자 줄어도 '재무 불안' 여전 #바른먹거리 #풀무원 #신종자본증권
풀무원이 약 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아 일시적인 부채비율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금리 부담 확대와 추후 차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이번에 발행되는 제72회차 신종자본증권의 연리이자율은 6.7%로, 향후 2054년 7월24일까지 3개월마다 연 이율의 4분의 1씩 분할해 이자를 지급한다. 연간 이자비용은 약 47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지난 2019년 발행했던 제66회차 공모 신종자본증권 전환사채를 상환해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해당 전환사채 이자율은 당초 4.8%였으나, 만 5년째를 맞이한 오는 9월30일부터 5년만기 개별민평 수익률에 가산금리 3.762%가 적용된다.
이 경우 한 해 이자비용만 약 64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 시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연간 약 17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이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의 이자부담은 이미 과중한 수준다. 앞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계열사를 포함한 풀무원의 채무증권 발행 실적은 4155억원에 달한다. 이자율은 2%에서 7.90%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169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 157억원을 넘었다.
풀무원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자 부담은 줄었지만, 여전히 자금 조달 필요성은 높은 상황이다. 1분기 말 잉여현금흐름은 410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할 경우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NICE신용평가 등은 풀무원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외 신·증설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신종자본증권 상환 등으로 계열 현금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에도 계열 전반의 이익창출력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풀무원은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오면서 차입금과 부채부담이 심화됐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말 334.51%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처음으로 200%를 돌파한 220.57%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에는 핵심계열회사인 풀무원식품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계열회사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1년 만에 부채비율이 약 40.96%포인트 급증했다. 여기에 차입금의존도는 지난 2022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이후 올 1분기 말 57.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이 1조433억원에서 1조2338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타이트한 자본적지출(CAPEX) 규모 관리와 하반기 해외사업 수익성 지속 개선을 통한 잉여현금 창출 등으로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