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게임매니아 IIDX의 쇼 미 더 고전게임 Part 5 제 33화 - 라이가 RYGAR
Rygar - Legendary Warrior (c) 1986 Tecmo.
1986년 테크모가 개발한 유명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 지금이야 테크모하면 데드 오어 얼라이브 시리즈 같은 유사 야겜+장사속 DLC로 악명높은 회사지만, 원래 테크모는 45도 각도 슛으로 유명한 테크모 월드컵 98이나 슈팅 게임 실크웜 등 독특한 게임으로 유명했다. 그중에서도 아르고스의 전사는 어렵지만 완성도도 상당했던 유명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수출판의 제목은 최종보스의 이름인 라이가(Rygar)이다.
솔로몬의 열쇠를 만든 그 사람들이 만든 작품으로 전체적으로 그림체도 비슷하고 동일한 폰트를 사용해 만들었으며 솔로몬의 열쇠에서 퍼즐성을 줄이고 전투성을 늘려서 만든 게임이 아르고스의 전사이다.
1986년도 작품이니 이미 30년이 넘어가는 작품이지만 지금 해 봐도 부드러운 조작감과 적절한 난이도로 추천할 만한 고전 게임이다. 버튼은 그 시절 게임이 으레 그렇듯 단순히 공격/점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프 후에도 좌우로 이동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옛날 게임이다. 재미있는 것은 게임의 영문 제목은 라스트 보스의 이름이며 일어판의 제목은 이름이 없는 주인공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주인공의 무기는 '디스크 아머'. 이걸로 적들을 공격하여 죽이며 일부 덩치 큰 적은 여러 번 공격해야 죽는다.
게임은 총 27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아미가판은 3개가 추가된 총 30 스테이지. 각 스테이지마다 적 캐릭터와 지형의 다양한 조합으로 인해 매번 다른 공략 기법을 요구한다. 매 스테이지마다 제한 시간이 100초이므로 여유있게 돌아볼 시간이 없다. 말이 좋아 100초이지, 실제로 100초가 걸리는 것이 아니라 약간 짧다. 그리고 주인공이 앞으로 나가면 줄어드는 시간이 아주 약간 길어지고, 뒤로 되돌아가면 약간 더 짧아진다.
제한 시간이 10초 남으면 경고 음악이 나오며, 전부 소진 되면 화면이 컴컴해지며 뒤에서 영파 방지 캐릭터의 역할로 고딘이란 이름의 피 묻은 큰 바위 얼굴이 등장해 화면 전체를 돌아다닌다. 이 '고딘'이라는 녀석이 굉장히 골때리는데 처음에는 천천히 위 아레로 움직이면서 돌아다니지만 이것도 계속 시간을 지체하면 마치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온다.
또한 잔기가 없는 상태에서 죽어서 게임 오버가 될 경우 괴물이 주인공을 납치해 간다. 또한 시간이 점점 지날 수록 이 피묻은 바위의 이동 속도가 점점 빨라져 나중에는 광속으로 날아다닌다. 이 바위 얼굴은 등장 횟수에 따라 점점 움직임이 빨라진다. 다만 몇 분 동안 무한정으로 빨라지게 놔두면 어느 순간 갑자기 속도가 처음 등장 때 보다 더 느려진 속도로 재출발하게 된다. 물론 이후에 다시 점점 빨라지는 건 동일. 이건 치트를 썼을 경우나 볼 수 있고 일반적으론 저 때까지 살아남을 수 없다. 어쟀든 단순히 화면을 둥둥 떠서 한번 훑고 지나가므로 영파 방지 캐릭터의 특성을 이용해서 영파가 가능할지 모른다 싶었겠지만 결국 영구 패턴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집계는 중단되었다. 단 일하협 측에서는 어떻게 해야만 영구 패턴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어떠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 오락실에는 영문판과 일본어판 두 가지가 고루 존재했는데, 언어만 다른 게 아니라 같은 난도로 설정하고 플레이해도 영문판이 더 어렵다. 우선 영문판은 적들이 더 빠르고 까다로우며, 고정적으로 나오는 위치의 아이템이 몇몇 바뀌어 등장한다. 영문판은 별(7개 먹을 때마다 7만점 점수 획득하는 아이템)이 더 자주 나오며, 일본어판은 그 위치에 강화 아이템(별은 Round 5에서만 나온다. 왕관은 Round 9에서만 나온다. 호랑이는 Round 21에서만 나온다. 해는 Round 10, 17, 25에서 나온다.)이 나오거나 화면의 모든 적을 죽이는 폭발 아이템이 대신 나오기도 한다. 여기서 점수를 위한 별이 1개 당 10000점의 가치를 가지고, 폭발 아이템 역시 먹자마자 10000점을 획득하는 걸 감안하면, 아이템 등장에서부터 일본어판이 더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캡콤의 천지를 먹다(1989), 쓰리 원더스 / 원더 쓰리(1991) 등 내수판(일본판)과 해외판(주로 영문판)의 난이도가 다른 게임이 좀 있다. 대부분 일어판이 플레이어에게 더 유리하지만, 루스터즈처럼 내수판이 오히려 어려운 경우도 있다.
게임의 백미, 인상적인 연출, 잊기 힘든 매 스테이지 클리어마다 나오는 장면. "화로 들어 올리기" 비장한 음악과 함께 은색의 금속제 용머리가 달린 화로와도 같은 것을 흡!하고 들어올린 다음 화로를 돌려서 신전으로 들어간 다음 거대한 석상, 신상과 함께 잠시동안 휴식을 취하며 점수가 집계되는 장면... 그리고 나갈 때 다시 한번 화로를 돌려서 다음 스테이지로 간다. 이 장면은 이 게임을 플레이한 많은 이들에게 인상을 남겼고 플레이스테이션 2로 나온 아르고스의 전사에서도 계승이 되어 화로를 붙잡고 들어올리는 씬을 재현했다. 단, 이 게임처럼 확 들어올리고 순식간에 위치를 바꾸는 것과 달리 허리가 아파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아주 힘들게 옮기는 것이 큰 차이점.
더불어 적을 점프하며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적도 아군도 대미지가 없는데 이걸 이용하면 일부 스테이지를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이동하기 어렵고 적이 가득한 물 위에서 가고일 같은 적을 이렇게 계속 점프하면 쉽게 건너갈 수 있다. 다만, 이걸 하기 위해서는 호랑이 강화 아이템은 획득하면 안 된다.
보통 적을 죽이면 순식간에 해골이 되어 바스러지는 연출도 당시로서는 꽤 인상적. 물론 적들마다 별도의 연출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작은 적들은 해골이 1개 나오고 일부 덩치가 큰 적들은 죽이면 해골이 2개가 나오며 최종 보스를 죽이면 해골이 4개가 나온다.